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 2악장 Adagio
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 2악장 Adagio
- 200년의 침묵을 지나 우리에게 돌아온 첼로의 노래
핵심 내용
-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 Hob.VIIb:1>은 1760년대 초 에스테르하지 궁정의 첼리스트 요제프 프란츠 바이글을 위해 작곡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오랫동안 악보가 사라진 작품으로 여겨졌지만, 1961년 프라하에서 필사 파트보가 발견되면서 약 20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2악장 Adagio는 F장조의 느린 악장으로, 관악기를 쉬게 하고 현악기와 독주 첼로만으로 고요하고 따뜻한 노래를 들려줍니다.
목차

1. 200년 동안 사라졌던 협주곡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가운데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품은 C장조의 제1번과 D장조의 제2번입니다.
하지만 C장조 협주곡은 오랫동안 연주할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이든이 자신의 작품 목록에 첫 주제 일부를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작품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정작 전체 악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1961년 체코의 음악학자 올드르지흐 풀케르트(Oldřich Pulkert)가
프라하에 보관돼 있던 옛 자료에서 이 협주곡의 필사 파트보를 발견했습니다.
원본 자필 악보는 아니었지만, 그 안의 주제가 하이든의 작품 목록과 일치하면서
진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듬해인 1962년 5월 19일 프라하에서 첼리스트 밀로시 사들로, 지휘자 찰스 매커라스,
체코슬로바키아 방송교향악단이 현대 초연을 맡았습니다.
두 세기 가까이 침묵하고 있던 음악이 다시 연주된 순간이었습니다.
2. 첼리스트 요제프 바이글을 위한 음악
이 협주곡은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가문에서 일하기 시작한
1761년 무렵부터 1765년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궁정악단에는 하이든의 친구이자 뛰어난 첼리스트였던
요제프 프란츠 바이글(Joseph Franz Weigl)이 있었습니다.
작품은 그의 연주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쓰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 구분 | 내용 |
| 작품 |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 |
| 작품 번호 | Hob.VIIb:1 |
| 작곡 시기 | 약 1761-1765년 |
| 추정 초연자 | 요제프 프란츠 바이글 |
| 전체 구성 | Moderato - Adagio - Allegro molto |
| 2악장 조성 | F장조 |
| 2악장 편성 | 독주 첼로와 현악기 |
| 감상 핵심 | 말하듯 시작해 노래로 깊어지는 첼로 |
이 작품에는 바로크 협주곡의 흔적과 고전주의의 균형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독주자가 번갈아 등장하는 방식은 바로크적이지만,
주제를 정돈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는 하이든 특유의 고전적 질서가 느껴집니다.
3. 2악장 Adagio의 음악적 특징
2악장은 F장조, Adagio이며 모두 116마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 협주곡에서는 오보에와 호른도 사용되지만,
이 악장에서는 관악기가 쉬고 현악기만 독주 첼로를 감쌉니다.
현악기가 먼저 차분한 주제를 들려준 뒤,
첼로가 길게 이어지는 음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옵니다.
독주자가 화려하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흐르고 있던 음악 속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모습입니다.
이 악장에는 서로 강하게 대비되는 여러 주제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우아한 선율이 다양한 표정으로 이어지며,
첼로는 특히 높은 음역의 A현에서 사람의 목소리처럼 부드럽게 노래합니다.
빠른 패시지나 과장된 절정 대신 중요한 것은 긴 호흡과 음 사이의 여백입니다.
연주자가 한 음을 얼마나 따뜻하게 지속하는지,
활을 바꾸는 순간에도 노래가 끊어지지 않는지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4. 악보를 따라 듣는 감상 포인트
1) 현악기가 열어 주는 조용한 문
곡은 독주 첼로가 아닌 현악 합주로 시작됩니다.
먼저 주제의 성격을 기억해 두면,
첼로가 같은 음악을 어떻게 자신만의 목소리로 바꾸는지 들을 수 있습니다.
2) 길게 지속되는 첼로의 첫 음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다시 시작할 때 첼로는 조용하고 긴 C음으로 들어옵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처럼 앞에 나서기보다, 현악기의 울림 사이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3) 고음에서 노래하는 첼로
첼로는 낮고 묵직한 악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곡에서는 높은 음역의 따뜻한 음색이 중요합니다.
화려한 기교보다 음 하나를 길게 이어 가는 칸타빌레, 즉 노래하는 표현에 집중해 보세요.
4) 카덴차 직전의 고요함
악장 후반에는 독주자가 자유롭게 노래하는 카덴차가 놓입니다.
연주자에 따라 길이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같은 곡을 여러 첼리스트의 연주로 비교해도 좋습니다.
5) 큰 결론이 아닌 평온한 귀환
카덴차가 끝난 뒤 음악은 처음의 질서로 돌아옵니다.
감정을 크게 폭발시키지 않고, 조용히 제자리로 내려앉으며 악장을 마칩니다.
☞ Joseph Haydn: Cello Concerto No. 1 in C Major, 2. Adagio
☞ 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1번 악보 - imslp.org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 Hob.VIIb:1 (Haydn, Joseph) - IMSLP
imslp.org
마무리
하이든의 2악장에는 깊은 절망도, 눈물을 강요하는 장면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조용히 풀어집니다.
첼로가 감정을 크게 설명하지 않고,
따뜻한 목소리로 한 문장씩 말을 건네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사라졌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들으면
그 선율은 더욱 특별해집니다.
악보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고요한 노래를 영원히 듣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음악은 오래 기다린 뒤에야 우리에게 도착합니다.
그러나 한 번 되찾은 노래는 다시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