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4. 감정의 흐름 - '슬픔의 정화'에서 '기도의 고요'로
1. 작품의 배경 - 시와 음악이 만난 순간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01828)는
감정이 가장 깊고도 섬세한 작곡가로 불립니다.
1825년, 그는 영국 시인 월터 스콧(Walter Scott)의 장편시
<호반의 여인 The Lady of the Lake>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그 시의 한 부분 - 여주인공 엘렌이 마리아에게 구원을 청하는 장면 - 에
슈베르트는 자연스럽게 음악을 붙였습니다.
바로 그 곡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베 마리아>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슈베르트가 붙인 원문은
"Ave Maria"라는 가사가 아니라
스콧의 시 영어 버전의 독일어 번역문이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후대에 '성모송(Hail Mary)'가사를 입힌 버전이 널리 퍼지면서
지금의 신성한 분위기와 함께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곡이 되었습니다.
2. "아베 마리아"라는 오해와 진실
많은 청중이 이 곡을 "전통 가톨릭 성가"로 오해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성가가 아니라 예술가곡(리트) 입니다.
- 원제: Ellens Gesang III, D.839
- 원문 가사: 엘렌의 기도 (스콧의 시)
- 후대 버전: 성모송 라틴어 가사 삽입
슈베르트가 원래 의도한 감정은
신앙의 엄숙함이 아니라.
한 사람의 깊고 순수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면 종교를 넘어선
"인간적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3. 음악적 구조와 분석
- 조성: Bb장조
- 형식: 서정적 3부분 구조
- 박자: 4/4
- 템포: Sehr langsam (Slow, molto espressivo)

▶ A부 - 빛처럼 내려앉는 선율
피아노의 잔잔한 아르페지오 위로
차분하고 정결한 선율이 등장한다.
음 하나하나가 기도의 속도처럼 느리게 놓인다.
슈베르트 특유의 선율적 감성과
소박한 화성이 어우러져
내면의 평온을 만들어낸다.
▶ B부 - 숨겨진 슬픔
중간부에서는 잠시 감정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화성은 단조로 바뀌고, 선율의 흐름도 음울해진다.
그러나 이 슬픔은 절망이 아니라,
슬픔을 인정하는 순간이다.
조금 어두워진 뒤 다시 장조로 돌아오며
모든 감정이 정화된다.
▶ A'부 - 수용과 평화
처음의 주제가 돌아오지만,
이제 더 부드럽고 따뜻하다.
어떤 기도는 울음 뒤에 더 진실해지듯,
마지막은 평온 속에 사라진다.
4. 감정의 흐름 - '슬픔의 정화'에서 '기도의 고요'로
이 곡이 특별한 이유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슬픔과 평온이 공존하는 순간을 담았다는 점이다.
| 단계 | 감정 | 음악적 특징 | 상징 |
| A부 | 고요한 기대감 | 맑은 장조, 단정한 선율 | 기도의 준비 |
| B부 | 감정의 흔들림 | 단조 전환, 긴장 화성 | 인간적 슬픔 |
| A'부 | 수용과 평화 | 장조 귀환, 잔향 | 내면의 정화 |
슈베르트는 기도를 통해 슬픔을 억누르지 않았다.
슬픔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5. 음악치료적 관점 - 영적 정서 안정의 음악
<아베 마리아>는 음악치료에서
정서적 긴장 완화와 심리적 아정에 효과적인 곡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느린 템포와 규칙적 리듬 → 자율신경 완화
- 단순하고 반복되는 화성 진행 → 감정의 예측 가능성 증가
- 성찰적 선율 → 내면의 주의 집중 효과
- 기도적 정서 → 슬픔·불안을 정제된 형태로 다루는 데 도움
특히 상실감, 불안, 자기정서조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곡은 내담자에게 '감정을 포기하지 않고 바라볼 용기'를 줍니다.
6. 감상 팁 - 마음을 비우고 듣는 순간
1) 조용한 밤이나 새벽에 감상해 보세요. 화성과 선율의 잔향이 마음에 오래 머뭅니다.
2) 감정이 복잡할 때, 음악과 함께 눈을 감아보세요. 선율의 단순함이 생각을 정리해줍니다.
3) 성악 버전과 기악 버전을 보두 들어보세요. 성악은 인간적 따뜻함, 기악은 더 깊은 내면의 고요를 줍니다.
4) 곡이 끝난 뒤 침묵의 공간을 꼭 느껴보세요. 그 순간이 가장 큰 위로입니다.
👉 |눈물주의| (번역) SumiJo, AVEMARIA Recital Paris For My Father 파리공연,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한 슬픔, 조수미 아베마리아
👉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Metamorphose String Orchestra
👉Ave Maria Schubert Liszt Valentina Lisitsa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는
기도를 노래한 것이 아니라,
기도가 되는 감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그의 선율은 과하지 않고,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보지만
결국에는 "평온의 자리"로 돌아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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