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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호페 <Renouncement>|놓으려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마음

PlayingDreams 2026. 7. 27. 09:00

핵심 내용

  • <Renouncement>는 마이클 호페가 영국 시인 앨리스 메이넬의 동명 소네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입니다.
  • 1997년 음반 <The Poet: Romances for Cello>에서는 마틴 틸먼의 따뜻한 첼로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절제를 노래합니다.
  • 제목은 '포기·단념'을 뜻하지만, 이 음악의 핵심은 잊음이 아니라 억누를수록 되살아나는 마음입니다.

목차

1. 마이클 호페와 <The Poet>

2. Renouncement는 무엇을 포기한다는 뜻일까?

3. 첼로가 들려주는 절제된 사랑

4. 감상 포인트

 

마이클 호페 &lt;Renouncement&gt;|놓으려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마음

1. 마이클 호페와 <The Poet>

마이클 호페(Michael Hoppé)는 서정적인 선율을 중심으로 피아노·첼로·플루트·오케스트라 음악을 써온 영국 출신 작곡가이자 음반 제작자입니다.

<Renoucement>는 1997년 발표된 <The Poet: Romances for Cello>의 다섯 번째 곡입니다.

이 음반은 시와 음악, 고전 사진을 결합한 독특한 기획으로 제작됐습니다.

 

각 곡은 한 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스위스 첼리스트 마틴 틸먼(Martin Tillman)이 첼로를 연주했습니다.

AllMusic은 11곡이 각각 다른 시에서 출발했고, 호페의 건반 반주 위에서 틸먼이 따뜻하고 섬세하게 연주했다고 설명합니다.

구분 내용
작곡가 Michael Hoppé
작품 Renouncement
작곡 연도 1995
수록 음반 <The Poet: Romances for Cello>
음반 발매 1997
영감이 된 시 Alice Meynell <Renouncement>
첼로 Martin Tillman
원조성·템포 D장조, 약 ♩= 80
제목의 의미 포기, 단념, renunciation

 

2. Renouncement는 무엇을 포기한다는 뜻일까?

Renouncement는 원하던 것, 권리 또는 관계를 스스로 포기하거나 단념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러나 앨리스 메이넬의 시는 단순한 이별을 말하지 않습니다.

첫 구절에서 화자는 "I must not think of thee", 

즉, '당신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자신을 다잡습니다.

 

낮에는 하늘과 노래 속에서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밤이 되어 의지의 끈을 내려놓으면, 꿈속에서 그 사람의 품으로 달려갑니다.

의식은 사랑을 포기하지만 무의식은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메이넬의 초기 연시는 그녀의 가톨릭 개종을 도왔던

예수회 사제 아우구스투스 디그넘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첼로가 들려주는 절제된 사랑

<Renouncement>의 첼로는 처음부터 울부짖지 않습니다.

차분하게 시작한 선율은 긴 호흡으로 조금씩 높아집니다.

마치 마음을 억누르려는 사람의 목소리처럼 단정하지만,

음악이 넓어질수록 감정은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반주는 첼로를 몰아붙이기보다 조용히 공간을 열어줍니다.

첼로가 멈추고 다시 노래할 때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되돌아오는 듯합니다.

곡은 D장조이지만 마냥 밝게 들리지 않습니다.

장조의 따뜻함 속에 체념과 그리움이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단념'이지만 음악은 차갑게 끊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절정을 향해 넓어지며 사랑을 감추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드러냅니다.

포기한다는 말은 때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사랑하면서도 다가가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4. 감상 포인트

첫째, 첼로 선율의 상승을 따라가 보세요.

감정을 억누르던 목소리가 어디에서 가장 넓게 열리는지 느껴볼 수 있습니다.

 

둘째, 장조 안의 슬픔을 들어보세요.

이 곡은 어두운 단조로 절망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따뜻한 화음 속에 닿을 수 없는 마음을 남깁니다.

 

셋째, 선율이 돌아오는 방식에 주목해 보세요.

잊으려 해도 같은 생각으로 돌아오는 시의 화자처럼, 음악도 익숙한 감정을 되살립니다.

 

넷째, 첼로·피아노·오케스트라 버전을 비교해 보세요.

이 작품은 독주 피아노, 첼로, 비올라, 대규모 오케스트라로 편곡됐습니다.

오케스트라판은 그래미상 후보 음반 <Solace>에 수록됐으며,

공식 음반 해설은 이 곡을 '순수하고 초월적인 기쁨'으로 향하는 순간이라고 평가합니다.

 

Michael Hoppe 마이클 호페 - Renouncement

 

마무리

<Renouncement>는 사랑을 깨끗이 지워버리는 음악이 아닙니다.

낮에는 마음을 단속하지만, 밤이 되면 그 사람에게 달려가는 메이넬의 시처럼 첼로도 절제와 그리움 사이를 오갑니다.

그래서 이 곡은 이별보다 더 복잡한 감정을 들려줍니다.

가질 수 없기에 놓아야 하지만, 놓는다고 사라지지는 않는 마음입니다.

잊어서 놓는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조용히 놓아주는 음악.

 

마이클 호페의 <Renouncement>는 그런 성숙하고도 아픈 사랑을 노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