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내용
-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는 미국 체류 중인 1893년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 2악장 Largo에서는 잉글리시 호른의 쓸쓸하고 따뜻한 선율이 새로운 세계에서 느낀 경이로움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함께 들려줍니다.
- 흑인영가로 알려진 <Goin' Hone>은 이 선율의 원곡이 아니라, 드보르자크의 제자 윌리엄 암스 피셔가 나중에 가사를 붙인 노래입니다.
목차

1. 드보르자크가 만난 '신세계'
체코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 1841-1904)는
1892년 뉴욕의 미국국립음악원 원장으로 초빙되었습니다.
미국 고유의 음악을 찾고자 했던 그는 흑인 영가와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듬해 <교향곡 9번 E단조, Op.95, B.178>을 완성했습니다.
작품은 1893년 12월 16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안톤 자이들이 지휘한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로 초연되었습니다.
'신세계'라는 제목은 미국을 묘사한 음악이라는 뜻에 가깝지만,
그 안에는 미국에서 고향 보헤미아를 바라보는 드보르자크의 시선도 담겨 있습니다.
| 구분 | 내용 |
| 작품 |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 |
| 작품번호 | Op.95, B.178 |
| 작곡 | 1893년 |
| 2악장 | Largo, Db장조 |
| 주요 독주 악기 | 잉글리시 호른 |
| 초연 | 1893년 12월 16일, 카네기홀 |
| 감상 핵심 | 낯선 세계와 고향을 향한 그리움 |
2. 잉글리시 호른이 부르는 그리움
2악장은 관악기의 장중한 화음으로 문을 엽니다.
그 뒤 약음기를 낀 현악기 위로 잉글리시 호른이 유명한 주제를 천천히 노래합니다.
잉글리시 호른은 이름과 달리 금관악기인 호른이 아니라
오보에보다 길고 낮은 음역을 지닌 목관악기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쓸쓸한 음색 때문에
먼 곳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목소리처럼 느껴집니다.
이 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온하지만은 않습니다.
중간부에서는 목관악기들의 대화와 어두운 행진곡풍 리듬이 나타나고,
감정이 크게 흔들린 뒤 처음의 선율로 돌아옵니다.
멀리 떠나온 뒤에야 더욱 선명해지는 곳,
이 선율이 부르는 '고향'은 바로 그런 곳입니다.
3. <Goin' Home>은 흑인영가의 원곡일까?
많은 사람이 이 선율을 미국의 전통 흑인영가 <Goin' Home>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순서는 반대입니다.
드보르자크가 먼저 교향곡의 선율을 작곡했고,
그의 제자 윌리엄 암스 피셔(William Arms Fisher)가
1922년 이 주제에 영어 가사를 붙여 <Goin' Home>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이 곡은 전통 영가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 아니라,
흑인영가의 음계와 분위기에서 영향을 받아
드보르자크가 새롭게 만든 선율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Going Home Libera 소년 합창단 Full version
4. 영화와 광고 속 2악장
자료에 따르면 1991년 체코 영화 《초등학교( Obecná škola , The Elementary School)》와
1973년 영국 호비스(Hovis) 빵 광고에 2악장 음악이 사용된 것으로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체코 영화 《초등학교(The Elementary School)》 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프라하 교외의 말썽꾸러기 소년들과 새로 부임한 엄격한 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 영화로,
극 중 에다와 톤다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러 길을 떠나는 장면에 2악장 Largo가 흐른다고 합니다.
또한 이 선율은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1973년 영국 호비스(Hovis) 빵 광고에서도 사용되었는데,
소년이 빵을 가득 실은 자전거를 끌고 가파른 돌길을 오르는 장면에 금관악기로 편곡된 Largo가 흐르며,
영국인의 고향과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이 광고는 2019년 영국영화협회가 영상을 복원하고,
애싱턴 콜리어리 브라스 밴드가 음악을 새롭게 녹음하면서 다시 공개됐습니다.
드보르자크의 <센세계교향곡> 2악장은 우리나라 영화 《암살》에서도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2015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에는 드보르자크의 <유머레스크>와 <신세계교향곡> 2악장,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등 여러 클래식 음악이 등장합니다.
<신세계 교향곡> 2악장은 영화 후반부, 해방을 맞은 김구와 김원봉이
지나간 투쟁과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리는 장면에 흐릅니다.
나라를 되찾았지만 함께 사운 모든 사람이 그날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장면의 라르고는 해방의 기쁨을 크게 축하하기보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들을 조용히 기억하게 합니다.
드보르자크가 고향 체코를 터나 미국에서 작곡한 음악이라는 점도 장면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쓴 선율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낯선 땅을 떠돌았던 독립운동가들의 마음과 겹쳐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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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암살 - 조승우(김원봉) cut [특별출연]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신세계교향곡 2악장 흐름)
5. 구간별 감상 포인트
다음 시간은 약 12분 30초 연주를 기준으로 한 대략적인 안내입니다.
1) 0:00-0:45|장중한 문
관악기의 화음이 일상의 시간에서 기억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엽니다.
2) 0:45-3:20|잉글리시 호른의 노래
음 하나하나보다 선율의 긴 호흡과 프레이즈가 내려앉는 순간을 들어보세요.
3) 3:20-6:40|어두워지는 풍경
목관의 대화와 행진곡 같은 리듬 속에서 평온했던 마음이 흔들립니다.
4) 6:40-8:40|감정의 절정
앞 악장의 주제까지 겹치며 개인적인 그리움이 거대한 교향적 감정으로 확장됩니다.
5) 8:40-끝|고향으로 돌아오는 선율
처음의 주제가 다시 나타나지만, 긴 여행을 다녀온 뒤처럼 더욱 깊게 들립니다.
☞ 드보르자크 신세계교향곡 2악장 피아노 편곡 악보(출처: imslp)
☞ Dvořák: Symphony No. 9 in E Minor, Op. 95, B. 178 "From the New World": II. Largo
이 곡을 집에서 감상할 때는 잉글리시 호른과 약음기 현악의 거리감이 잘 들리는
헤드폰이나 스피커가 좋습니다.
피아노 편곡 악보로 여주한다면 선율을 서두르지 말고,
오른손 프레이즈 사이에 훙분한 호흡을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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