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2. 곡의 성격과 의미 - '인터메초'라는 단어의 진짜 뜻
3. 음악 분석 - 선율·화성·구조가 만들어내는 조용한 감정
4. 감정의 흐름 - 일상의 여백과 그리움의 미세한 떨림

1. 작품이 쓰인 때 - 브람스의 말년, 고백의 시기
브람스는 1892년경,
인생의 마지막 국면에 속하는 시기에 Op.116-119 네 개의 소품집을 남깁니다.
이 시기의 브람스는
대형 교향곡·협주곡을 쓰던 시기와 달리
깊은 내면의 독백 같은 소품에 집중했습니다.
<인터메초 Op.118 No.2>는 이 소품집 안에서도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으로,.
브람스가 말년에 남긴 "부드러운 감정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2. 곡의 성격과 의미 - '인터메초'라는 단어의 진짜 뜻
브람스 이전의 "인터메초(Intermezzo)"는
연극이나 오페라 중간에 연주하는 짧은 곡을 의미했지만,
브람스에게 이 말은 완전히 다른 뜻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 '인터메초'는:
- 삶의 한가운데에 놓인 사색의 여백
- 조용한 자기 고백
- 폭발보다는 속삭임을 선택하는 감정
을 의미하는 제목이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 소품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인생이 조용히 스며 있는 음악처럼 들립니다.
3. 음악 분석 - 선율·화성·구조가 만들어내는 조용한 감정
- 조성: A장조
- 템포: Andante teneramente (다정하게, 부드럽게 걸으며)
- 형식: 느슨한 ABA'구조
▶ A부 - 오른손의 속삭임과 왼손의 따뜻한 흔들림
오른손은 부드럽고 노래하는 선율을,
왼손은 잔잔한 파동처럼 반복되는 반주를 연주합니다.
- 오른손: 선율이 길게 이어지는 레가토
- 왼손: 8분음표 흐름을 유지하며 일정한 온도 유지
- 화성: 장조이지만 과도하게 밝지 않고, 그늘을 가진 따뜻함
이 부분은 '누군가를 조용히 떠올리는 순간'처럼 들립니다.
▶ B부 - 감정의 흔들림
B부는 구조적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지만,
세부적인 화성 변화와 선율의 방향으로
내면의 흔들림을 드러냅니다.
- 음계가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며
- 선율이 더 다급하게 앞을 향하고
- 감정이 조용히 밀려왔다가 다시 가라앉는 느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조용한 감정의 깊이"가 더해지는 부분입니다.
▶ A'부 - 돌아왔지만 달라진 감정
처음의 선율이 다시 나타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여운이 깊고, 아련함이 더해진 형태로 돌아옵니다.
브람스는 재현에서 감정의 농도를 살짝 바꿔
'기억이 한 바퀴 돌아 더 따뜻해진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4. 감정의 흐름 - 일상의 여백과 그리움의 미세한 떨림
이 곡이 사랑받는 이유는
선명한 드라마나 강렬한 고백이 아니라,
감정이 아주 느리게 흔들리는 방식 때문입니다.
| 구간 | 감정 | 특징 |
| A부 | 다정함·그리움 | 오른손 레가토 선율, 잔잔한 왼손 흐름 |
| B부 | 조용한 흔들림 | 화성·선율의 미세한 변화 |
| A'부 | 여운·그림자의 따뜻함 | 더 깊어진 선율의 울림 |
이 곡은 그리움이 부서지지 않고 조용히 남아 있는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많은 청자들이 이 곡을 "가장 브람스다운 소품"이라고 말합니다.
5. 감상 팁
1) 밤, 또는 이른 새벽에 감상해 보세요. 잔향이 길고 호흡이 긴 음악이라 주변이 조용할수록 좋습니다.
2) 왼손 '흐름'과 오른손 '속삭임'을 따로 들어보세요. 이 대비가 곡의 감정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3) 강렬한 기승전결을 기대하지 말고 '감정의 느림'을 느껴보세요. 치유·명상에 가까운 음악적 흐름이 느껴집니다.
4)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2~3개 정도 비교해서 감상해 보세요. 브람스 소품은 연주자 해석에 따라 감정의 깊이가 크게 달라집니다.
👉 선우예권│브람스, 간주곡 Op.118 No.2 (J.Brahms, Intermezzo Op.118 No.2) Pf.Yekwon Sunwoo MBC210109
👉 [4K] Pf.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 브람스 - 인테르메조 No.2 :: Ilya Rashkovskiy :: J. Brahms - Intermezzo Op.118 No.2
<인터메초 Op.118 No.2>는
큰 서사나 화려한 기교보다
감정의 온도와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는 음악입니다.
브람스의 음악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소품으로
많은 연주자와 청중이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DoReMi 감상 아카이브 > 피아노 아카이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브람스 후기 소품 시리즈 2> 브람스 <3개의 인터메초 Intermezzi, Op.117> - 어른을 위한 자장가, 마음을 감싸는 세 개의 고요한 빛 (3) | 2025.11.23 |
|---|---|
| <브람스 후기 소품 시리즈 1> 브람스 <7개의 환상곡집 Fantasien, Op.116> - 내면의 폭풍과 고요, 말년 브람스의 심장 박동 (0) | 2025.11.22 |
| 멘델스존 <무언가 Songs Without Words> - 말보다 깊은 감정의 언어 (0) | 2025.11.18 |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절망에서 부활로, 감정의 심연을 건너다 (0) | 2025.11.12 |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 - 내면의 어둠을 비추는 빛 (0) | 2025.11.06 |